금년에 데뷔작을 발표한 이 폴란드 블랙메탈 밴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면 멤버들 셋의 예명이 읽어주기가 아주 지랄맞다는 점이다. 드럼과 보컬을 맡은 44°6’23″N 19°17’49″E의 이름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스레브레니차 학살이 일어난 좌표이고, 기타와 베이스를 맡은 34°24’N 132°27’E의 이름은 히로시마 원자탄이 떨어진 좌표이고, 보컬인 7°41’22″N 59°57’0″W의 이름은 존스타운 학살이 일어난 좌표라고 한다. 의미야 어쨌건 멤버들의 이름은 그리 맘에 들지 않는다.

Godz ov War에서 앨범 나오는 밴드들이 보통은 Darkthrone과 Sacorfago를 적당히 섞어 놓은 듯한 스타일을 연주하는 편인데, 이들의 경우는 Sacorfago보다는 Blasphemy의 인상이 더욱 강하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트레몰로를 긁어대다 중간중간 솔로잉과 리프의 변주를 통해 ‘카오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는데, ‘Mediumic Reconnaissance Before the Final Strike’처럼 둠적인 면모를 갖춘 곡들도 있기 때문에 통상의 war-metal 밴드들보다는 좀 더 다양한 스타일에 능한 밴드라 할 수 있을지도? 물론 이런 장르를 들으면서 둠적인 분위기 같은 걸 찾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말이다. 결국 이런 앨범을 듣자면 ‘Barbed Wire Veins II’ 처럼 격렬하게 달리는 가운데 이런저런 변화와 광기어린 솔로잉을 이용한 ‘카오틱’을 구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좋은 앨범이지만, 좀 더 과격했어도 좋았을 것이다.

[Godz ov W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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