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을 열고 간다는 자체가 어려운 얘기가 되어 버린 이 코로나 시대에 안 그래도 라이브와는 거리가 확실히 있는 신스웨이브 뮤지션이 라이브(물론 온라인 라이브였지만)를 연다는 자체가 특이할 일인데, 이걸 넘어서 라이브 앨범을 냈으니 더욱 눈에 띈다. 2021년 3월 13일 런던 Lafayette에서 했다는 이 라이브 음원은 원래 3월 27일 Ollie Wride의 온라인 공연 티켓을 구매한 이들을 위한 것이었다고 하나, 이후 Ollie의 공연에서도 유통되었고, 결국 이렇게 정식 앨범화됐다고 하니 반응은 나쁘지 않았던 모양이다. 600장 한정이긴 하지만 이 장르의 앨범들이 보통 몇 장 정도로 피지컬이 나오는지를 생각하면 이례적일 정도로 많이 나온 앨범이기도 하고.
물론 Ollie Wride는 말이 신스웨이브지 사실 AOR이라 하는 게 더 어울릴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고, 이 앨범도 역시 실제 밴드를 편성하여 가진 라이브를 담고 있다. 말하자면 장르 본연의 모습과는 좀 거리가 있는 음악인데, 하긴 그러니까 이런 공연을 갖는 자체가 의미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원곡에 좀 더 후끈한 기타 연주를 붙인 ‘Juliette’이 이런 앨범의 모습을 대표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미발표곡인 ‘A Mattter of Time’이 “Thanks in Advance”의 곡들보다 좀 더 록적인 면모인 걸 보면 이런 스타일이 Ollie가 원하는 방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긴 Ollie 입장에서는 FM-84는 애플 다니던 어느 회사원의 (회사원치고는 지나치게 뛰어났던)음악적 영감을 실현하는 데 목소리를 빌려 준 정도에 가까울 것이다.
사실 말이 라이브지 온라인 라이브라는 상황 덕분에 관객들의 열기 같은 건 전혀 느낄 수 없는 앨범이지만, 일단 ‘신스웨이브 라이브 앨범’이란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고, 그런 내용들을 떠나서 ‘Stranger Love’ 같은 히트곡들의 존재 자체로 즐거운 팝 앨범이기도 하다. 그냥 이 분은 Frontiers 같은 곳으로 가서 앨범을 내는 게…
[NewRetroWave,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