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시적 Hunger Project라는 빈티나는 이름으로 밴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보이지만 Cowboy Junkies가 장사를 하는 데 그리 재주가 있는 이들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앨범에 와서 그런 생각을 좀 더 굳히게 되었다. 이 앨범의 최대 단점은 2018년작이었던 “All That Reckoning”을 LP로 재발매하면서 “All That Reckoning”과의 LP 2장짜리 패키지로만 판매되었다는 점인데, 30분 정도밖에 안 되는 앨범을 따로 팔고 싶지 않았는지는 모르나 이러면 나처럼 “All That Reckoning”을 이미 갖고 있는 사람은 답이 없어지는 셈이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주변에 했더니, 그래서 너처럼 갖고 있는 사람도 한 장 더 사도록 했으니 오히려 최고의 장사치라는 얘기를 하더라. 조금 헷갈리지만 이쯤에서 넘어가고.
음악은 “All That Reckoning”의 연장선상에 있는 스타일이다. 밴드의 평소보다 좀 더 격정적이고 거친 맛이 있었던 “All That Reckoning”의 투어 중에 작업을 시작했다니 당연한가 싶기도 한데, 그러다가도 ‘Breathing’처럼 단정한 피아노에 Margo Timmins의 보컬을 얹은 발라드를 보면 밴드가 본연의 색채를 유지하고 있음도 명확하다. 그렇게 격정과 관조를 안배한 A면에 비해 B면은 솔직히 좀 평이하게 느껴지지만, 우쿨렐레와 트럼펫을 특이하지만 그리 우습지는 않게 써먹은 ‘Ornette Coleman’은 – 이 앨범에 어울리는 곡일지는 좀 애매하지만 – 그래도 귀에 박힌다.
솔직히 A면의 수려함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앨범인데, 생각해 보면 지금껏 꾸준히 앨범을 낸다는 게 다행한 건가 싶어서 불만이라고까진 못하겠다. 그런데 저번부터 왜 이렇게 앨범 커버가 Inside Out에서 나오는 프로그 앨범처럼 나올까?
[Latent Recordings,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