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tic Thunder”에서 그래도 좀 예전 스타일로 돌아오나 했다가 “Old Star”의 Celtic Frost풍이지만 조금은 너무 올드하지 않나 싶었던 음악은 이번 앨범에서 좀 더 나아갔다. 전작도 그리 곡들이 짧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좀 더 길어진 곡들의 전개는 Celtic Frost를 넘어서 때로는 Candlemass풍을 떠올리게 하는 데도 있다. 물론 리프는 그보다는 좀 더 흥겨운 편이고, 때로는 Iron Maiden 연주력 다운그레이드 같은 부분까지다 나온다. 말하자면 Nocturno Culto의 보컬을 빼고 생각하면 블랙메탈다운 면모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음악이다. Fenriz가 이것저것 음악 참 많이 듣는 이라는 건 이미 꽤 잘 알려진 얘긴데, “Arctic Thunder” 이전까지는 앨범마다 본인이 즐겼던 장르들 중 하나를 정해서 Darkthrone풍으로 풀어냈다면 “Old Star”부터는 다양한 스타일들을 Darkthrone의 이름으로 엮어서 풀어내기 시작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 면모는 ‘Voyage to a North Pole Adrift’나 ‘Lost Arcane City of Uppakra’ 같은 비교적 둠적인 곡들에서 좀 더 두드러지는 편이다. 극적인 맛을 내려고 했는지 Iron Maiden식 리프는 물론, 미니무그나 멜로트론까지 등장하는 이 음악은 그리 복잡한 전개는 아니지만 꽤 다양한 면모들을 보여준다. 물론 밴드의 전형처럼 ‘Hate Cloak’처럼 비교적 타이트한 전개를 보여주는 곡도 있지만, 결국 앨범은 둠을 중심으로 스래쉬, NWOBHM 등의 스타일들을 좀 더 ‘구수한’ 형태로 풀어내고 있다. 덕분에 블랙메탈 이전에 존재했던 하드록/브리티쉬 헤비메탈 고전에 관심이 없다면 아무래도 좀 더 심심하게 들릴 법하다.

뭐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게 진정한 ‘올드스쿨’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Peacevill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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