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많이 나왔던 이게 팝이냐 포크냐 자체가 애매한 그런 류의 앨범 중 하나지만 일단 Deram에서 나온데다 음악 자체도 클래식의 반열의 말석에는 올려줄만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음악을 떠나서도 유명한 분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Deram에서 나왔던 이 앨범이 2008년에야 CD화가 된 건 좀 의아하기도 하다. 뭐 덕분에 나름 프리미엄도 붙은 앨범이기도 했고, 저 커버는 LP 버전으로 봐야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배어나오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혼자서 생각해 보는데, 그렇다고 딱히 음악이 그로테스크한 스타일은 아닌만큼 역시 전혀 근거없는 상상일 뿐이다. 넘어간다.

흔히 바로크 팝이다 스윙잉 런던이다 얘기도 많은 류의 스타일이지만(커버 때문인지 선샤인 팝 얘기는 의외로 별로 없더라) 그래서 이 음악이 구체적으로 어떤 음악이라고 집어 얘기할 자신은 없다. 일단 뮤지션 본인의 이력이나 앨범이 나온 시절도 있는지라 듣다 보면 Dana Gillespie의 “Foolish Seasons”가 먼저 생각나지만, 따지고 보면 “Foolish Seasons”도 Donovan스러움이 묻어나는 오케스트레이션을 얹어낸 팝과 포크의 느슨한 경계에 놓여 있는 음악이었던만큼 이 앨범도 그 정도로 얘기하는 게 안전한 설명일 것이다. ‘Promise of Something New’ 같이 좀 더 명확하게 Donovan의 모습이 보이는 곡도 있고… 하지만 장르의 미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라면 그래도 ‘Primrose Hill’을 골라야 할 것이다. 뭐 하나 저 커버의 이미지와는 도통 어울리지 않지만 멋지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Deram,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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