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urce of Tide를 찾아들을 때는 그래도 심포닉 블랙메탈이 아직 주변에서 나름 인기가 있던 시절이었는데, Arcturus 정도를 제외한다면 노르웨이의 ‘심포닉’ 블랙메탈 밴드 신보 얘기가 자연스레 나왔던 건 이 앨범 정도가 마지막이었으려나? 듣는 이들은 슬슬 자기가 듣는 음악에 대한 ‘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90년대 노르웨이 블랙메탈의 기린아들이 슬슬 기울어 간다는 얘기가 나오는 시점이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밴드가 눈길을 끌게 된 건 전작이 좋았다던가 하는 이유가 아니라, Ihsahn의 처남인 Lord PZ가 보컬로 참여하는 블랙메탈 밴드라는 점이었다. 사실 이젠 Ihsahn의 아내인 Ihriel과 그 동생들은 남매들이 모두 메탈계에 종사하는 거로 유명하지만, 이 때만 해도 Peccatum에 참여한 Ihriel 말고는 철저한 듣보들이었으니(Ihriel도 사실 남편 찬스 썼을 거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고) 저 정도면 충분히 신선한 뉴스였을 것이다.
그렇게 나온 음악은, 당연히 Peccatum과 비교될 수밖에 없었겠지만 Peccatum의 비교적 ‘카오틱’한 음악보다는 좀 더 평이한 류의 심포닉 블랙메탈이었고, 의외일 정도로 Lord PZ의 보컬이 빛을 발하는 음악이었다. 꽤 트리키한 프레이즈가 80년대 헤비메탈(굳이 고른다면 Mercyful Fate)에 가까운 리프가 많이 등장하지만 사실 곡들은 전형적인 구조들로 진행되고, 그 사이에서 건반이 주 멜로디라인을 만들지만 클래시컬한 무드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말하자면 연주만 본다면 화려하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아무래도 Garm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스타일의 클린 보컬이 직선적인 진행에 다채로운 색채를 부여한다. ‘Raven Goddess’ 같은 곡을 듣자면 Lord PZ는 Vintersorg에 버금가는 보컬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와서는 누나나 동생들과 달리 별로 찾는 이 없지만 Leprous에 게스트로라도 언제 한번 나왔으면 좋겠다.
[Candlelight,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