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페이지를 봐서는 정말 살아난 게 맞는지 의문이 들지만 이런저런 곳들의 얘기에 의하면 Cold Meat Industry는 2018년부터 레이블 운영을 재개했다..고 한다. 사실 그 이후 나온 앨범들을 보면 본격적으로 레이블을 다시 한다기는 좀 어렵고, Roger Karmanik이 예전에 내지 못했던 작업물들을 다시 내기 위해 일단 문을 연 수준이 아닌가 싶다. 그 덕분인지 CMI 카탈로그 넘버를 달고 나오지만 레이블 홈페이지에서도 이 앨범을 주문할 수 없고, Tesco 아니면 다른 디스트로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수준인데, 그래도 Brighter Death Now의 앨범이 다시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장르의 팬이라면 구할 이유는 충분하다. 희망차게 다시 시작하는 입장이라 앨범 이름이 저런가 싶기도 하고. 사실 저게 Brighter Death Now의 이미지에 맞는 앨범명은 아니지 않나.
음악은 Brighter Death Now라는 이름에서 흔히 떠올리는 스타일과 대동소이하다. SPK식 인더스트리얼을 좀 더 느긋하게 늘어뜨린 듯한 ‘I Tell the Truth’나, 90년대 스타일보다 좀 더 노이지하면서 마지막의 뜬금 포크가 청자를 당혹스럽게 하는 ‘Prepared for Life with a Knife’, 괴이한 펑크 리프에 어우러지는 리드미컬한 노이즈의 ‘Love Hard’ 모두 ‘데스 인더스트리얼’이라고 부르기는 그럴듯하면서도 조금씩 애매하다. 특히나 ‘Love Hard’는 인더스트리얼보다는 차라리 Thorofon풍의 (살짝 신스팝 섞인)파워 일렉트로닉스에 가까워 보인다. 뭐 그놈이 그놈 아니냐? 한다면 어째서 아닌지 설명하기는 꽤 어려운 과제가 되겠지만 말이다.
Brighter Death Now의 초심자에게는 적당치 않겠지만 재미있는 앨범이다.
[Cold Meat Industry,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