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mind의 4집. “Tragic Symphony”가 그래도 라이센스도 되고 해서 들을 만한 사람들은 또 은근 다 들어본 앨범이었지만 열심히 만든 기색 역력한 심포닉 록이면서도 아쉬운 점도 분명해서인지 평은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가장 거슬렸던 부분이라면 아마 대부분은 Bill Berends의 좋게 얘기하면 관조적이고 나쁘게 얘기하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기타에 몽땅 쏟아버렸는지 힘없는 보컬이나, 일부러 그랬겠지만 때로는 싸구려 멜로디카 수준까지 내려오는 엄청난 톤을 들려주는 미디 기타를 꼽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 밴드가 “Excelsior!”부터 Jens Johansson을 키보드로 영입한 건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Stratovarius로 더없이 잘 나가던 사람을 대체 어떻게 데려왔는지가 궁금해지지만 그건 이 다음 앨범 얘기니 넘어가고.

앨범은 “Tragic Symphony”처럼 결국 ELP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심포닉 프로그이지만 ‘Inferno’처럼 재즈적인 연주를 집어넣거나, ‘Under the Wheels’처럼 Rush와 King Crimson(또는 좀 기운 빠진 Anekdoten)을 묘하게 섞은 듯한 곡들에서 전작과의 차이를 찾을 수 있다. 테크니컬하긴 하지만 여전히 기타 연주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세컨드 기타 이상의 역할을 하지 않는 미디 연주가 못내 거슬리지만, 좋게 얘기하면 그게 밴드의 개성일 것이고, 나쁘게 얘기하면 기타리스트가 건반 파트까지 미디 기타로 때우는 앨범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그래도 ‘Under the Wheels’만큼은 밴드가 남긴 앨범들 중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고, 이 한 곡만으로도 앨범 한 장 값은 충분히 한다고 생각한다. 꼭 싸게 사서 하는 얘기는 아니다.

[Prozone,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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