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y Martin의 간만의 복귀작. 사실 노래 잘 하는 건 의문의 여지가 없고 참여했던 앨범들도 절대 구리지 않지만 참여한 밴드들의 전성기는 어째 절묘하게 다 피해가는 재주가 있는지라 가진 재능에 비해서는 별로 빛은 못 본 사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 보면 결국 이 분의 커리어의 정점은 Black Sabbath 시절일 텐데, Black Sabbath를 거쳐간 보컬들을 생각해 보면 딱히 이 분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도 없는 거 보니 그냥 타고난 운이 거기까지였던 건가 싶기도 하다. 어쨌건 “Headless Cross”와 “Tyr”는 꽤 즐겨 들은 앨범이었다.

그러니 이 분의 간만의 솔로작에서 Black Sabbath풍을 기대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실제로 “Scream”은 Black Sabbath와 Candlemass 짬뽕 같은 앨범이기도 했고), 정작 이 앨범에서 그나마 Tony Iommi풍의 리프가 돋보이는 ‘Book of Shadows’나 ‘No Shame at All’ 정도를 빼면 Black Sabbath풍이 분명한 곡은 그리 많지 않다. 원래 커리어에 둠의 기운이 강한 분인 만큼 앨범 전반에 둠의 기운이 깃든 건 분명하나, ”As the World Burns’의 솔로잉 등 많은 부분에서 느껴지는 그루브 메탈의 그림자와 ‘This is Your Damnation’의 당혹스러운 전개(솔직히 90년대의 Marillion 생각이 났다)를 마주하면, 솔직히 좋다는 이들보다는 아쉽다고 말할 이들이 더 많아 보인다.

뭐 그래도 환갑 훌쩍 넘긴 분이 할 만한 음악은 아니다. 일단 보컬리스트의 솔로 앨범을 듣고 목 관리 기가 막히다는 생각이 드니 성공적인 결과물일 것이다.

[Battlegod,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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