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yrant Goatgaldrakona는 헝가리 출신 2인조 밴드이다. 멤버 두 명의 이름은 Hellfire Commander of Eternal War and Pain, Grave Descration and Necrosodomy이고, (잘 그리지도 못 그리지도 않은)커버에서부터 염소가 제단 앞에서 앨범명이 적혀 있는 (경전으로 예상되는)책을 읽고 있다. 그러니 이 밴드를 잘 모르더라도 이 밴드가 연주할 음악을 쉬이 짐작할 수 있을 것이고, 앨범은 역시 예상대로의 스타일을 담고 있다. 굳이 짚는다면 꽤 충실하게 90년대 초반 스타일을 따라가는 데스메탈을 연주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Incantation의 그림자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군데군데 스웨디시 데스의 모습이 없지는 않지만, 특유의 음습한 분위기의 출처가 어디인지는 다시 생각해 보더라도 명확하다.
다만 Incantation보다는 좀 더 빡빡한 사운드를 연주하는지라 Incantation 특유의 공간감을 이들의 음악에서 엿보기는 조금은 부족하고, 그런 면에서는 Incantation에 비해서는 확실히 여유가 부족해 보인다. 앨범에서 가장 스웨디시 데스의 그림자 짙은 리프가 등장하는(그리고 때로는, 심지어 그루브한) ‘Church of Fire’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다행히 밴드는 나름대로 이 난국을 벗어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데, ‘The Mountains of Irkalla(From Life to Death)’ ‘Dawn of Decay’ 같이 음습하다기는 어려울지언정 둠적인 면모를 섞어내면서 나름의 서사를 보여주는 곡들을 보면 사실 이들이 원래 하고 싶었던 스타일이 Incantation은 아닐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떤 면에서는 War-metal 분위기를 좀 걷어낸 Black Witchery와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 글에서 나온 밴드들의 이름이 반가운 이들이라면 아마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Incantation하고 비교하면 좋은 소리 나올 밴드는 별로 없긴 하다.
[Metalhit,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