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비트 메탈의 대명사…라면 좀 그렇고, 유명 게임음악들을 꽤 멋들어진 헤비메탈(에 싼티나는 신서사이저를 입혀)로 뽑아내던 Vomitron의 2집. 이런 류의 프로젝트가 보통 그렇듯이 Peter Rutcho의 원맨 밴드인데, 곡명만으로도 이 앨범이 어떤 곡들을 담고 있는지는 설명이 필요없다. ‘The Legend of Zelda’, ‘Double Dragon’ 같은 곡명은 물론이고, ‘The Soviet Mind Game’ 은 바로 그 유명한 게임을 뒤튼 것임은 분명하다. “No NES for the Wicked”라는 앨범명이 그야말로 찰떡인 셈이다.
Vomitron이 돋보이는 점은 혼자서 다 해 먹는 이 Peter Rutcho가 정말 잘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앨범은 정해진 테마 – 그리고 잘 알려져서 운신의 폭이 넓지 못한 테마 – 를 알아서 변주하는 솜씨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이 앨범이 포용하고 있는 장르의 폭은 매우 넓어진다. 데뷔작에 비해 일렉트로닉스의 비중은 줄어들었지만, 프로그레시브에서 스래쉬에 이르기까지 꽤나 다양한 모습이 등장한다. ‘Contra’의 복잡한 리프 뒤에 이어지는 댄서블한 신서사이저 연주, 트리키한 리듬감이 돋보이는 프로그레시브 메탈 ‘Castlevania’ 등은 그냥 장난삼아 만들었다 하기엔 꽤나 훌륭하다. 재미도 확실하지만 만듦새도 얕볼 수 없는 앨범이다.
[Metavania Music,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