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ynaptik과 함께 재고떨이 CD 패키지의 한켠을 장식한 시애틀 헤비메탈 밴드의 EP. 사실 2018년의 “Permission to Rock”이 걸작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출중한 헤비메탈 앨범이었기 때문에 이 EP가 이 패키지에 들어 있다는 게 조금은 의외였는데, 조금 찾아보니 “Permission to Rock”을 내고 겨우 2달 있다가 수록곡 하나 겹치지 않는 이 EP를 냈더라. 그러니까 2집을 내자마자 활동이고 뭐고 아무런 기대 없이 바로 작업에 돌입해서 EP를 냈다는 얘기인데, 불타는 창작열의 발로였을지는 모르겠으나 밴드의 미래에는 찬물을 끼얹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2018년에 해체한 밴드이니, 결국 2018년에 정규앨범과 EP를 하나씩 내고 해체까지 후딱후딱 해버린 셈이다. 이걸 부지런한 밴드의 모습이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각설하고.
음악은 당연히 NWOBHM 스타일의 헤비메탈이다. 컬트였는지 잘 모르겠으나 Divebomb만큼은 컬트라고 주장하고 있는 Satanic Rites의 커버곡이 있다는 점부터가 밴드가 더욱 본격적으로 예스러운 스타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래도 Amy Lee Carlson이 마이크를 잡고 있다 보니 결국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밴드는 Zed Yago이다. 물론 Amy가 Jutta Weinhold보다는 좀 더 순한맛에 가깝다. 그러다가도 ‘Sun Rider’의 Steve Harris풍 베이스라인이나, 아마도 Judas Priest를 의식했을 ‘Lost Shores’를 듣자면 어느 한 밴드를 짚기보다는 그저 80년대 브리티쉬 헤비메탈을 참 좋아하고 연주하는 밴드라고 하는 게 더 나아 보인다.
커버의 SF 테마와 이 음악이 잘 어울리는지는 사실 아직 고개가 갸웃거려지지만 듣기에는 충분히 흥겹다. 대체 2집 내고 뭐가 급해서 2달만에 EP를 또 낸 걸까 싶어 뒷맛이 은근히 쓰다.
[Divebomb,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