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n Ra와 Merzbow의 공작? 이라고 소개되기도 했고, Sun Ra가 말이 아방가르드 프리-재즈지 따져 보면 발을 걸친 스타일들이 셀 수 없지만, 그래도 돌아가신 지 20년 넘은 분과 노이즈/파워 일렉트로닉스와의 결합이 상상하기 쉬운 모습은 아니다. 이 괴악한 시도가 어떻게 나왔을까 따져 보니 답은 의외로 쉽게 나온다. “Strange City”는 Sun Ra의 “Strange Strings”와 “The Magic City”를 재료로 해서 Merzbow가 찢어발겼다가 다시 나름의 방식으로 짜맞춰낸 앨범이라니, 결국 Merzbow가 Sun Ra에 대한 리스펙트 담아 만든 앨범이라고 하는 게 더 나아 보인다.
그런 만큼 이 앨범은 재료가 재료인지라 Merzbow의 어느 앨범보다도 재즈적인 어프로치가 자주 등장하지만(특히 신서사이저), 그렇다고 이 앨범에 감히 재즈라는 말을 붙이기는 어려울 정도로 곡은 해체되어 있다. 특히나 ‘Granular Jazz Part 3’은 Throbbing Gristle이 한창 때려부수던 시절을 연상할 만큼 괴팍한 면모를 보여준다. Sun Ra라고 나긋나긋한 분은 절대 아니었지만 그래도 Sun Ra가 우주생물같은 이미지라면 이 음악은 우주생물에 대응하기 위해 아날로그 방식으로 준비한 기계의 이미지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결국 Merzbow의 음악인 셈이다.
웃기는 건 이 앨범은 CD와 LP의 수록곡이 완전히 다르다. LP에는 ‘Granular Jazz’의 Part 1, 3, 4 세 곡이 수록되어 있고, CD에는 ‘Granular Jazz Part 2’와 ‘Livid Sun Loop’ 2곡만이 수록되어 있다(말이 2곡이지 둘 다 30분이 넘어간다). 뭐 LP와 CD를 합쳐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면 할 말 없지만 그런 의도는 아직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Sun Ra 특유의 리듬감과 ‘영지주의적’인 분위기에 파워 일렉트로닉스 특유의 파괴적인 면모를 버무리면 아마도 이 앨범에 가까워질 것이고, Sun Ra보다 파워 일렉트로닉스에 익숙하다면 LP보다는 CD를 구입하는 쪽이 더 나을 것이다.
[Cold Spring,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