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이탈리아 헤비메탈에 감도는 빈티 얘기를 하게 되는데, 물론 가장 잘 알려진 예들은 아무래도 Underground Symphony의 발매작들이겠지만 그건 지금 생각해 보면 Skylark이 조금은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은 덕에 덩달아 알려진 탓이 커 보인다. 그런 빈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역시 이탈리아 헤비메탈이 계속해서 배출하는 소박한 기량의 보컬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Death SS 말고도 이탈리아 헤비메탈의 중요한 길을 제시한 Dark Quarterer도 보컬로 따지면 잘 한다고는 절대 못 할 밴드였다. 혹자는 이탈리아에서 해당 장르의 발전을 막았던 양대 억제기였다고도 하는데 그건 각자의 판단에 맡기고.

Heimdall도 그렇게 아쉬운 보컬이 음악의 발목을 잡았던 많은 이탈리아 밴드들 중 하나인데, 일본에서 그 즈음 같이 Italian Metal Invasion 마크 달고 나왔던 앨범들이 보컬이 나쁘지 않았던 탓에 더욱 단점이 부각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보통의 멜로딕 파워메탈보다는 좀 덜 ‘희망찬’ 분위기로 나름 무게잡는 – 말하자면 Blind Guardian 물을 좀 먹었던 – 스타일의 음악이었던 덕분인지 그 시절 비슷한 동네의 많은 밴드들보다 싼티는 확실히 훨씬 덜하다. 뭐 생각해 보면 수준 자체가 다른 밴드이긴 했으니 그렇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Claudio Gallo의 괴이한 악센트와 납득이 좀 어려운 크루닝을 모두 갖춘 보컬만 빼면 “Of Wars in Osyrhia” 시절의 Fairyland 마냥 서사적인 면모(특히나 ‘The Oath’)도 찾아볼 수 있다.

보컬만 좀 힘있는 분으로 바꿔서 재녹음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은 그런 앨범.

[Elevate, 1999]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