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블랙메탈 듀오의 금년 데뷔 EP. 이렇게 내놓고 해골에 탱크를 박아넣은 앨범 커버는 블랙메탈에서는 드물지 않은 편이지만 그것도 트렌드이려나? 앨범 커버들에서 탱크가 은근 잘 안 보이기 시작한 지는 좀 된 것 같다. 하긴 탱크 앨범 커버라면 Marduk의 “Panzer Division Marduk”이 첫손가락이겠지만 이젠 Marduk의 음악마저도 그 때와는 조금은 달라진 시절이다.
그래서인지 앨범을 들으면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밴드는 Marduk이고, 당장 ‘Grand Commander’부터가 무척 Marduk스러운 리프로 시작되는지라 그런 인상은 아무래도 지울 수가 없다. 나름 리드미컬하게 완급을 조절하는 부분이 없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빠르게 후려치는 음악이고, 그런 면에서는 Endstille 같은 밴드와도 비교될 수 있겠지만 리프는 그보다는 더욱 멜로딕하다. 말하자면 건조한 분위기를 기대하고 듣는다면 조금은 아쉬울 수 있겠지만 스웨디시 블랙을 즐겨 들었던 이라면 좀 더 기분좋게 들을 수 있을 만한 음악이다.
16분 조금 안 되는 러닝타임을 아무리 EP라도 좀 짧지 않나 할 이들도 있겠지만, 이런 앨범이 길면 또 듣기 피곤할 테니 그걸로 흠잡기는 좀 아니잖을까 싶다. 적어도 데뷔작을 기대하게 하는 힘은 있다.
[Human Noise Records,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