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Āustras Laīwan은 칼리닌그라드 출신의 네오포크 밴드이다. 좀 더 자세히 소개한다면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돋보일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하)는 네오포크 밴드 Sunset Wings에서 나름 팔방미인 역할을 하고 있는 Alexey Popov의 프로젝트라고 해야겠다. 또 덧붙이자면 Alexey의 가장 빛나는 이력은 Romowe Rikoito의 “Undēina”에서 혼자서 기타에 드럼에 글로켄슈필에 기타 이것저것 다 하면서 꽤나 존재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일단 개인의 능력 자체는 나름 검증됐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음악은 포크의 ‘전형’에 좀 더 다가가 있는 류의 네오포크라고 해야겠다. 편성 자체가 단촐한 건 아니지만 인더스트리얼을 섞는 등의 시도는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Incredible String Band와 Pentangle을 지역색을 조금은 걷어내면서(정말 러시안풍을 찾아볼 수가 없다) 짬뽕한 듯한 스타일을 그네들 나름대로 서정을 강조해서 풀어내는 음악이라 생각하는데, Alexey의 목소리가 David Tibet를 떠오르게 하는 바가 있는지라 그런 서정이 청자로서는 꽤 삐딱하게 다가오는 바가 있다. 말하자면 목가적이기는 한데 자기 세계 좀 있는 농부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그래도 앨범의 핵심은 결국 장르 본연의 매력에 있을 것이다. ‘Carpe Diem / Avēs Et Mollia’ 같은 곡은 그 삐딱함 가운데 왜 굳이 이런 잔잔한 네오포크를 찾아듣는지 이유를 알려주는 곡이라 할 수 있고, ‘De Avibus Et Conchis’ 같은 곡은 Alexey가 팔방미인을 넘어 혼자서 분주하게 실내악을 꾸려내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멋지다는 뜻이다.
[Wrotycz,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