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in Wolfkind가 유명하느냐 묻는다면 그거야 고개를 젓겠지만 Der Blutharsch에 관심이 있는 인물이라면 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이름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편이다. Bain은 이미 “When Did Wonderland End?” 에 자신의 목소리를 선사한 바 있었고, 자신의 일렉트로닉 프로젝트인 Novo Homo를 통해 활동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저 커버는 Der Blutharsch나 여타 네오포크 그룹들과는 애초에 결이 좀 달라 보인다. 덕분에 Bain Wolfkind의 작품이라 하나, 이 앨범이 무슨 스타일을 담고 있을 지 예측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앨범의 타이틀을 보매 소위 ‘밑바닥 인생들’ 에 관련된 얘기일 것이라는 정도.

음악은 기타, 드럼, 하모니카, 피아노의 단촐한 편성으로 나름 다양한 스타일을 섞어내지만 그 근간은 (무척 괴팍하게 변형된 형태의)블루스에 가까워 보인다. 록은 물론 포크, 재즈, 블루스, 느와르 뮤직까지 다양하게 섞어내는 편인데, 물론 그 경계는 불명확한 편이다. 마찬가지로 Wolfkind가 이 앨범에서 들려주고 있는 가사도 내용은 다양한 편이다. ‘Burlesque’ 는 – 느와르에서나 나올 법한 – 늦은 밤의 치정살인 이야기를, ‘Driving All Night’ 은 비 오는 날 트렁크에 사체를 싣고 달리는 이의 이야기(물론 이렇게 단순하진 않다만)를 다루는 등 – 적당한 사랑 얘기도 들어간다. 말하자면 다양한 ‘밑바닥 인생’ 군상들을 그려내고 있는 앨범이고, 그렇다면 블루스는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Bain을 굳이 다른 뮤지션에 비교한다면 Nick Cave and the Bad Seeds 정도일 것이라 생각한다. 밴드가 보여주는 이미지는 사실 근래와는 다른 과거의, 소급적이면서도 폭력적인 서사들이다. 네오포크형 murder-ballad라 할 만한 ‘Shiny Steel Blade’ 나 사디스틱한 면모까지 보이는 ‘My Name is Poison’ 등은 Nick Cave가 내세우던 주인공에 비해서 좀 더 비정하긴 하지만(말하자면 하드보일드 버전), Der Blutharsch에서 노래 부르던 분에게 Nick Cave 수준의 낭만을 요구하는 건 과하지 않을까? 확실한 건 그런 건조함만 이겨낼 수 있다면 이 훌륭한 이야기꾼의 앨범에서 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다는 점이다. 멋진 앨범이다.

[Hauruck!, 2005]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