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tector의 “Golem” 얘기를 한 김에. 골렘이라면 그래도 누가 뭐래도 마이링크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먼저 생각나는 앨범은 그래도 Il Segno del Comando의 이 앨범이지 않을까? 애초에 마이링크의 저 소설을 컨셉트로 해서 앨범을 낸다는 미친 발상을 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일이고.

이 밴드의 모든 앨범이 그렇지만 음악은 기본적으로 스푸키한 분위기에 중점을 두는 심포닉 프로그레시브다(하긴 애초에 Malombra의 사이드 프로젝트 격인 밴드이긴 하다). 다만 전작보다는 좀 더 헤비 리프가 강조되어 있는데, 특히나 ‘Komplott Charousek’에서는 과장 좀 많이 섞으면 거의 스래쉬에 가까울 정도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그래도 앨범의 가장 중요한 부분들은 역시 묵직하게 분위기를 가져가는 트랙들에 있다. Morte Macabre마냥 멜로트론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가져가는 ‘Giorni Di Neve’와 ‘Myriam’은 Goblin의 좋았던 시절을 참고했을 만한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애초에 밝은 앨범을 한 번도 낸 적이 없는 밴드이지만 그래도 가장 어두운 앨범을 한 장 고른다면 아마도 이 앨범일 것이다. 이탈리안 심포닉 록이 흔히 보여주는 단점(싼티나는 과도한 낭만 등등등등)도 모조리 남김없이 보여주는지라 호오는 분명 갈리겠지만 재미있는 앨범이다.

[Black Widow,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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