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ghtwish가 내한공연을 온다길래 간만에. Nightwish의 전성기를 논한다면 당연히 “Oceanborn”으로 대표되는 Tarja 시절을 얘기하는 게 보통일 것이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Nightwish의 앨범은 이 앨범이다. 밴드의 역사에서 오페라 스타일 보컬을 쓰지 않은 유이한 앨범 중 하나인데, 저 보컬 때문에 Nightwish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보기 드문 사람이었던만큼 선택 포인트는 분명하다.
전작인 “Once”에서 우리도 여전히 메탈 할 수 있다는 무언의 메세지를 날리는 듯한 앨범을 내놓았던 밴드가 멜로딕 하드록 밴드의 보컬을 데려왔으니 앨범의 방향은 듣기 전부터 짐작되는 바가 있었고, 여전히 심포닉하긴 하지만 앨범은 생각보다 스트레이트하고 전형적인 파워 메탈에 좀 더 가까워진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원래 밴드의 앨범들이 다 그랬듯이 발라드도 있고 서사적인 곡도 있고 다양한 구성을 보여주지만 ‘Cadence of her last breath’ 정도를 제외하면 Tarja 시절의 희미했던 Within Temptation 초기식의 ‘고딕’의 기운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니까 거의 모든 면에서 내가 좀 더 좋아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Anette Olzon이 마이크를 잡았던 시절은 길지 않았고 다시 Floor Jansen이 들어왔으니 이 시절의 스타일을 밴드에게 다시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고, 이력서에 굵직한 한 줄을 적은 뒤 잘 나가고 있는(그래도 간호사로 투잡 뛰시는 중이라곤 한다만) Anette가 밴드에 다시 가입할 일도 요원해 보이니 아쉽지만, The Dark Element가 꽤 비슷한 구석이 있는만큼 이 앨범을 좋아하신 분들은 그쪽을 알아보시는 게 더 나을지도.
[Spinefarm,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