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god은 블랙메탈의 꽤 오래 된 이름이지만 이 밴드가 실력이나 경력에 걸맞는 대접을 받은 적이 있었나 하면 딱히 기억나는 모습은 별로 없다. 스플릿은 꽤 많이 내긴 했지만 1991년부터 활동한 밴드가 정규 앨범은 세 장 뿐이다. 그래도 그동안 내놓은 결과물의 퀄리티가 있는지라 이제는 독일 블랙메탈의 레전드 얘기도 간혹 듣긴 한다만 밴드나 멤버들의 활동상을 보면 그렇다고 해서 사정이 좀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하긴 데뷔작부터 Darkthrone 뺨치는 헝그리함으로 무장한 밴드였으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실력을 떠나서 Darkthrone이 진짜 하는 음악에 비해 복받은 사례일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음악은 데뷔작 시절과 크게 차이가 없다. 리프 자체는 꽤 귀에 잘 들어오는 편이지만 곡의 전개는 그보다는 심플한 편이다. 그나마 차이를 든다면 Cryptic Tormentor의 합류 덕분인지 전작보다는 좀 더 리프가 스래쉬한 구석이 있다고 하려나? (Baxaxaxa가 별로 스래쉬하지 않았던 걸 생각하면 이건 좀 의외인 편이다) 하지만 어쨌든 90년대 초반 Darkthrone식 노르웨이 블랙메탈의 전형을 그대로 충실하게 따라가는 음악이다. 그러면서도 ‘Path of Apocalyptic’이나 ‘Blessed by the Whore’에서처럼 극적인 맛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장르의 미덕을 잘 알고 그대로 재현하는 식의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하긴 이 분들 입장에서는 1991년부터 쭉 해 오던 거 계속하는 거니 재현이라는 말도 좀 그렇다. 장르의 팬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Final Gate,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