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ordia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애초에 Primordial을 구하려다가 한 글자를 빼먹은 덕에 알게 된 밴드이기도 하고… 그러고 보면 Thy Primordial을 구하려다가 Primordial을 알게 되었고, Primordial을 구하려다가 Primordia를 알게 되었으니 생각보다 뒷걸음질 치면서 쥐를 잡게 되는 경우들이 왕왕 있는 셈이다. 각설하고.

이 밴드를 아는 이들의 대부분은 아마 World Serpent에서 나왔던 이 컴필레이션을 통해 밴드를 접했을 것이고, 사실 이 레이블에서 나오기 이상할 것까지야 없었지만 레이블의 다른 발매작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좀 더 탐미적인 류의 신스팝에 가까워 보이고, ‘Surface Tension’ 같은 곡에서는 거의 Skinny Puppy스러운 비트까지 보여주던 이 밴드가 World Serpent에서 나올 수 있었던 건 아마도 Fire+Ice의 “Glided by the Sun” 덕분일 것이다. 단연 밴드의 최고작일 이 앨범에서 혼자서 기타와 키보드로 Ian Read의 뒤를 굳건히 뒷받침하던 모습이 레이블의 괴팍한 주인장들 눈에 띄지 않았을까? 사실 Fire+Ice를 제외하면 W.M. Owens가 네오포크에서도 그리 굵직한 흔적을 남긴 적은 없기도 하고.

말하자면 사실 네오포크의 팬보다는 일렉트로닉스 적당히 섞인 고딕 음악을 좋아할 이에게 더 어울릴 만한 앨범이고, 적당히 싼티나는 심포닉이 B급 호러물 OST에 가깝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Ikon’이나 ‘Mother Love II’의 기괴한 인더스트리얼은 World Serpent가 굳이 이 밴드를 왜 주목했는지 이유를 짐작케 한다. 비트가 비트인지라 EBM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꽤 다가갈 것이다.

[World Serpent,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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