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orgotten Silence의 2012년작. 사실 이 밴드에게 (그나마의)명성을 가져다 준 것은 데뷔작부터 “KabaAch”까지의 프로그레시브 데스였을 텐데, “Bya Bamahe Neem” EP의 메탈은 멀리 갖다버린 사운드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시점에서의 복귀작이니 밴드로서는 꽤나 조심스러웠을 법한 앨범이다. 그래도 밴드로서는 초창기의 스타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는지 앨범의 커버도 그렇고, 음악은 어쨌든 “Bya Bamahe Neem”보다는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전형에 다가가 있지만 밴드 초창기의 모습보다는 분명히 가벼워 보인다. 앨범 제목도 부페이겠다, 활기찬 프랑스 식당의 모습을 이들 나름의 연주로 풀어나간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의도적으로 곡을 배치하고 있다. 개별 곡들에는 각기 다른 인터루드들이 뒤따르고, 어디에서 따 왔을지 모를 ‘식당 소리’ 샘플링에 뒤따르는 라운지풍 기타 연주는 확실히 밴드에게서 그간 보기 어려웠던 모습이고, 이전보다는 훨씬 밝고 소소한 부분에 신경을 쓴 듯한 모습이 역력한 편이다. ‘Les Collines de Senyaan Pt. III’ 에서는 힘있는 피아노 연주에 맞춰 등장하는 라틴 스타일의 기타 연주까지 들을 수 있다. 정작 그 앞의 곡이었던 ‘Aalborg’ 가 밴드 소시적의 프로그레시브 데스에 가까운 곡임을 생각하면 더욱 이색적이다.
그런 만큼 이 앨범은 Forgotten Silence가 내놓은 앨범들 중에서는 가장 다양하고 ‘화사한’ 면모들을 담아내고 있고, 특히나 Marty의 키보드는 그 사이에서 종횡무진 움직이면서 이 다양한 면모들의 교잡을 시도한다. 앨범에서 가장 다양한 스타일이 맞물리는(그리고 가장 긴) ‘The Black Rider 4K8(Chanson Pour la Station de Service)’의 사이키델리아에 얼터너티브 메탈까지 등장하는 모양새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하긴 부페니까 그렇게 다양하게 가는 게 맞을 것이다. 재미라는 면에서는 이만한 메탈 앨범이 흔치는 않을 것이다.
[Shindy,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