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rvana를 위시한 밴드들이 너무 유명해져서 그렇지 시애틀 출신의 밴드라면 원래 Sanctuary나 Culprit, Atlantis Rising 같은 메탈 밴드들을 떠올리는 게 맞지 않느냐… 라고 생각하고, 그래도 80년대 시애틀 헤비메탈의 가장 굵직한 밴드를 꼽으라면 유력한 후보군의 하나에는 이 Heir Apparent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Crimson Glory와 Queensrÿche 등으로 흔히 대표되는 80년대 USPM의 가장 인상적인 사례에는 “Graceful Inheritance”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가장 유사한 밴드를 찾는다면 “The Warning” 시절의 Queensrÿche겠지만, Steve Harris마냥 앞으로 나서는 모습도 보여주는 Derek Peace의 베이스와, Geoff Tate보다는 NWOBHM 스타일에 다가가 있는 Paul Davidson의 보컬이 돋보이는 음악이다. 하지만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면서도(‘Running from the Thunder’의 재즈풍이라던가) 결국 전형적인 NWOBHM식 전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이 밴드를 프로그레시브하다고 하는 건 좀 지나치지 않나 생각한다. 사실 러닝타임들만 보더라도 대곡에는 그리 관심없는 이들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Awaken the Guardian”까지의 Fates Warning을 ‘프로그레시브 메탈’이어서가 아니라 제대로 파워메탈이라서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이라면 만족할(솔직히 살짝 다운그레이드기는 하다만) 선택일 것이다. 사실 80년대 파워 메탈 밴드에게 “Awaken the Guardian” 시절의 Fates Warning과 비교해서 밀리지 않을 걸 요구한다면 그건 좀 많이 너무하지 않나.

[Black Dragon,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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