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데스메탈 밴드의 유일작? 사실 이런저런 아일랜드 밴드들이 많지만, 아일랜드 데스메탈 밴드가 누가 있었나 생각해 보면 의외로 바로 떠오르는 이름이 별로 없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들이 Abbadon Incarnate나 Altar of Plagues, Primordial 등이니 확실히 데스메탈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런 면에서는 반가운 사례라고 할 수도 있겠다.

보면 의외로 넷상에서 만났던 아일랜드 메탈헤드들이 추천하곤 하는 데모였는데, 아일랜드여서 그런 것인지 그 시절 유럽 스타일과 플로리다 스타일이 적당히 섞여 있는 듯한 정도의 음악을 한다. 꽤 스래쉬한 리프와 들으면 은근 Kreator 생각이 나는(이쪽이 좀 더 신경질적으로 들리기는 한다) 보컬을 앞세우지만 인트로 빼면 전부 6분이 넘어가면서 꽤나 다양한 구성을 보여주는 데스메탈을 연주한다. 당연히도 형편없는 녹음이 공격성을 갉아먹지만 나름 날이 서 있는 리프들은 분명히 돋보인다. ‘Symptoms of Suffering’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한 데모라고 생각한다.

이 데모로 나름 주목을 모은 Asphyxia는 곧 이름은 Morphosis로 바꾸고 좀 더 본격적인 활동을 꾀했지만, IRA가 아직 서슬이 퍼렇던 시기에 더블린 데스메탈 밴드가 활동하기가 쉽지 않았었는지 데모만 내면서 열심히 버티다가 2009년이 되어서야 감격의 첫 앨범을 내놓는다. 근성의 아일랜드 사나이들의 젊은 시절이 담긴 데모인 셈이다.

[Self-financed, 1990]

Asphyxia “Conflagration””의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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