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rl Jam의 “Yield”가 25년이 됐지만 이 앨범은 50년이 됐다는 얘기를 듣고 간만에. 하지만 애초에 내가 이 앨범을 접한 건 30년이 되지 않았으므로… 그 정도의 느낌까지는 사실 없다. 물론 이 앨범 자체가 애초에 고리타분하다는 소리를 들을 스타일 자체가 아니기도 하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바꿔 말하면 Zeuhl이라는 스타일이 많은 이들에게 익숙해지지는 못했다는 뜻일테니 밴드 본인들은 그런 얘기를 좋아할지 잘 모르겠지만, 하긴 이런 음악 하면서 빅 히트를 기대했다면 아무리 프로그의 시대였을지언정 도둑놈 소리 듣기 꽤 좋아 보인다. 각설하고.

아무래도 Magma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잘 알려져 있겠지만 컨셉트를 밀어붙이다 못해 아예 Kobaia 세계관에 언어까지 만들고 그런 가운데 강력한 리듬 파트를 바탕으로 때로는 인더스트리얼 마냥 공격적이고 주술적일 정도의 분위기까지 밀어붙이는 강력함… 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재즈 물 많이 먹고 연주력 뛰어나고 한 것도 다들 인정하지만 그런 건 사실 Magma만의 특징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결국은 프로그레시브의 역사에서 가장 스페이스 오페라를 밀도 있게 구축한 사례의 하나라고 하는 게 제일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게 사견. 프로그레시브의 역사에 우주생물은 많았지만 그 분들은 우주 얘기를 했다기보다는 본인이 그냥 우주인이었던 사례에 가까웠고, Magma는 편집증적이기는 했겠지만 그래도 야망 넘치는 ‘인간’에 가까워 보였던 Christian Vander가 끝내주는 우주 얘기를 짜내 와서 음악으로 풀어냈던 사례라고 하는 게 맞아 보인다.

말하자면 Magma식 록 오페라이므로 몇몇 곡을 집어내는 건 그리 적절하진 않은 얘긴데, 그레도 Zeuhl이라는 장르의 제대로 된 시작점이었을 ‘Da Zeuhl wortz Mekanik’, 공격적이다 못해 호전적인 퍼커션을 뒤에 업은 무조적인 전개가 돋보이는 ‘Kobaïa is de Hündïn’ 등은 참 오랫동안 들은 곡이다. Dune의 사운드트랙을 한번쯤은 Magma가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는데… 워너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리가 없으므로(미쳐도 그럴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상상으로 넘어간다.

[Vertigo,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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