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간과되는 사실 중 하나는 정말 꽤나 오랫동안 몰락의 모범답안에 가까워 보이는 행보를 보여주었던 Queensrÿche는 드디어 ‘뛰어났지만 너무 고여 있었던’ Geoff Tate 대신 새로운 보컬을 받아들이면서 일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운운할 때 첫손가락이야 당연히 Dream Theater이겠지만, 최근 몇 년간의 행보만을 두고 본다면 이 오래 쌓인 먼지를 털어낸 거물이 Dream Theater보다도 나아 보이기도 한다. 물론 애초에 이들의 스타일을 프로그레시브하다고 할 수 있는가(난 좀 아니라고 보는 편이기는 하다)라는 문제는 좀 제쳐둔다. 사실 이제 와서는 그 답을 궁금해하는 이는 별로 없을 문제기도 하고.
Chris De Garmo도 Geoff Tate도 없지만 이번 앨범은 간만에 “Rage for Order” 시절의 그림자가 엿보인다. 물론 Todd La Torre가 들어온 이후의 앨범이 전부 밴드의 호시절 모습을 떠올리게 하기는 하지만, 원래 Crimson Glory 출신인 Todd 본인의 스타일도 있을 것이고, 컨셉트보다는 사운드 자체에 집중하는 듯한 앨범의 모습은 그 시절 USPM 스타일을 좀 더 모던하게 풀어냈다고 하는 게 더 맞아 보인다. Iron Maiden 생각도 나는 리프로 시작하는 ‘In Extremis’나 ‘Chapters’ 같은 곡들은 확실히 밴드의 좋았던 시절에 가까워 보인다. 물론 “Rage for Order”보다는 “Empire”에 가까워 보이는 ‘Lost in Sorrow’ 같은 곡들도 있지만 애초에 컨셉트 앨범도 아닌 앨범인만큼 일관된 분위기를 가져갈 필요는 없을 것이고, 어차피 이 앨범을 찾아들을 이들은 밴드의 예전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들일 것이므로 “Empire” 스타일이 섞여 있다는 건 불평보다는 칭찬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고 보면 Geoff Tate는 마지막 몇 년 동안 대체 어떻게 활동해 온 건지 궁금해진다. 한 명 나갔다고 망가진 것처럼 보이던 밴드가 이 정도로 회춘하는 다른 사례가 있었나? 즐겁게 들었다.
[Century Media,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