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으로부터의 해방감을 느낀다는 착각을 던져주곤 하는 금요일 밤에 듣기에는 이런 게 적절하다고 한다면 좀 그러려나? 하긴 이름만 녹턴이지 정작 음악은 드론과 노이즈로 점철된 인더스트리얼이니 그냥 이름만으로 판단하면 뭐 하나 맞아 떨어지는 구석이 없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긴 1994년부터 프랑스 인더스트리얼의 한 구석에 자리잡아 온 장르의 베테랑이라니(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잘 몰랐음) 그런 밴드의 앨범에서 서정을 맛본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다. 각설하고.
앨범은 전반적으로 신서사이저 노이즈에 드론과 이런저런 샘플링으로 정말 ‘공장’ 분위기의 초창기 인더스트리얼을 연상케 하는 데가 있는 스타일을 보여준다. 하긴 그러니까 앨범 제목부터 Working이 들어가는 게 아닌가 싶지만 대체 어디에서 황홀경을 표현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No Lies’나 ‘No Nature’ 같은 곡들의 황막한 분위기와 제목을 본다면 그보다는 노동이 가져다 준 소외를 표현했다고 하는 게 더 믿을 만해 보인다. 하지만 후반부의 “Ecstasy” 파트로 넘어가면 Stahlwerk 9 같은 밴드들이 잘 하곤 하는 공격적인 인더스트리얼 사운드를 만날 수 있다(이를테면 ‘Moloch’라던가). 그래도 멜로디도 거의 갖다버린 파워 일렉트로닉스에 가까웠던 “Hymn for Herest I & II” 같은 앨범에 비하면 훨씬 듣기 편한 편이다. 하긴 Old Europa Cafe에서 나오기에는 파워 일렉트로닉스보다는 이쪽이 더 어울려 보인다.
어째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듯한 금요일 밤을 더욱 피곤하게 하는 듯한 느낌을 던져주지만 좋은 음악이다.
[Old Europa Cafe,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