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mes Labrie 이전 Dream Theater의 보컬리스트라고만 소개하기에는 뭔가 좀 아쉽고 그렇다고 뭘 덧붙이기엔 짤막했던 솔로 활동 말고는 정말로 뭐가 없어서 더욱 아쉬운 Charlie Dominici가 유명을 달리했다고 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Dream Theater의 보컬이었지만 참여한 앨범은 이 한 장 뿐이었고 아직 밴드가 빛을 보기 전이었으니 그리 주목받을 일은 딱히 없었고, 좋게 얘기하면 Geddy Lee 스타일이었지만 나쁘게 얘기하면 맥아리 없기 그지없는… 스타일의 보컬이었으므로 앨범의 만듦새를 떠나서 보컬은 분명 아쉽다는 게 중론인 듯하다. 하지만 Dream Theater 라이센스반 해설지에 거의 항상 나왔듯이 Rush와 Iron Maiden(내지는 Metallica)의 짬뽕이 밴드의 지향점이었다면 사실 그런 지향점에 더 잘 맞는 보컬은 Charlie Dominici일지도. 물론 “Images and Words”부터 프로그냐 메탈이냐 사이에서 조금은 갈짓자로 배회하던 밴드가 드디어 자리를 잡고 장르의 초석을 닦았다….고 얘기하는 게 보통인만큼 James Labrie의 자리를 넘보는 건 언감생심이지만 그냥 그런 사람이 있었더라…고만 기억하는 건 확실히 아쉽다.
그리고 꼭 Charlie Dominici의 기량 때문만은 아니지만 앨범은 충분히 준수하다. 애초에 연주의 비중이 높은 밴드이기도 하고, ‘Status Seeker’같은 80년대 Rush의 그림자가 짙은 곡은 밴드의 이후의 앨범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Kevin Moore의 비중이 높다는 뜻인데, 특유의 차가운 색채의 연주가 리버브 잔뜩 먹은 녹음과 어우러져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이 앨범만의 특징일 것이다. 특히 James Labrie가 라이브에서 괴이한 추임새를 넣는 경향이 있는 ‘A Fortune in Lies’는 이 앨범의 버전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는 Dream Theater의 앨범들 중에서는 가장 과소평가된 사례라고 생각한다.
[Mechanic,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