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위 헤어메탈이라 불리는 밴드나 뮤지션들 가운데 Motley Crue 정도를 제외하면 내놓은 어느 것 하나 기복 없이 나쁜 게 없었던 경우는 역시 Michael Monroe와 Hanoi Rocks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들의 공작 가운데는 Jerusalem Slim이라는 지뢰…가 있긴 하다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Hanoi Rocks의 좋았던 시절에 비해서 그렇다는 뜻이고, 본인이야 절대 그렇게 생각 안 하겠다만 Jerusalem Slim의 아쉬움 상당 부분은 테크닉이야 더할나위 없지만 잘 어울리냐 하면 좀 애매했던 Steve Stevens의 기타에 있다고 생각한다. 각설하고.
그 Michael Monroe와 Hanoi Rocks의 앨범들 중 개인적으로 한 장을 꼽으라면 단연 이 앨범이다. 일단 Michael Monroe에게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가져다 준 앨범이기도 하고(여기에서 나의 대중적인 취향을 엿볼 수 있으렷다), 원래 Michael Monroe가 그랬듯이 메탈이라기보다는 ‘클래식한’ 부류의 하드록에 좀 더 가까울 음악이지만 앨범이 보여주는 에너지만큼은 웬만한 헤어메탈 밴드들이 따라올 수 없다. 훗날 Guns N’ Roses가 커버하는 ‘Dead, Jail or Rock ‘N’ Roll’, 이제는 장르의 클래식이 된 ‘While You Were Looking at Me’, Hanoi Rocks식 파워 발라드의 모범사례를 보여주는 ‘Man with No Eyes’ 같은 곡들은 장르의 팬이라면 거부할 요량이 없다. Michael Monroe가 지저분해 보여서 싫다고 하는 이들을 제외한다면야 말이다.
[Polygram,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