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애리조나 출신 고쓰 밴드라고 하는 듯하나 나로서는 처음 들어본다. 그나마 좀 알려진 얘기는 이 앨범은 떡하니 Alice Cooper가 프로듀스했다고 라이너노트에 쓰여 있기는 하나 사실은 Alice Cooper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더라… 레코딩과 믹싱을 맡은 Allen Moore는 찾아보니 바로 저 레이블 사장이라고 하던데, 아무래도 밴드 멤버들의 꾀죄죄한 행색과 음악에 히트와는 백만년은 떨어진 듯한 거리감을 느끼고 과감한 어그로…를 끌어본 건 아닐까 싶다. 사실 꾀죄죄한 모습만 본다면 Alice Cooper의 헝그리한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대충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들은 얘기지만 Alice Cooper가 업계의 손꼽히는 호인이라 듣기도 했으니 이 정도 어그로는 그냥 넘어가주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음악은 사실 Alice Cooper와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다. 굳이 비교한다면 Bauhaus를 좀 더 뒤틀린 멜로디와 좀 더 가난한 애티튜드…로 재현한 듯한 스타일인데, Bauhaus에 비해서는 좀 더 메탈릭하고 호러풍의 이미지(뱀파이어 컨셉트랄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 웬만한 80년대 고딕/고쓰 밴드들은 브릿 팝(내지는 Johnny Marr 식 쟁글쟁글 기타의 마이너스케일 버전)에 상당히 빚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출신이 출신이라서인지 이 밴드만큼이나 그런 영향에서 벗어나 있는 사례는 드문 편이다. ‘Impetigo’ 같은 곡은 가사나 사운드나 확실히 영국 고쓰 씬에서 튀어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음악은 분명 다르지만) Marilyn Manson이 스푸키 키즈 시절에 뭘 참고해서 이런 밴드를 만들었을지를 짐작케 해 주는 앨범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앨범명의 Mansion도 사실은 Charles Manson을 의식한 말장난일지도 모르겠다. 재미있다.

[Placebo,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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