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ked on Metal Records는 80년대 헤비메탈의 hidden gem을 다시 빛보게 만들겠다는 야심찬 기획으로 시작했지만 Savage Grace의 앨범들을 재발매한 이후의 활동은 누가 봐도 많이 지지부진해 보인다. 좀 더 근본적인 얘기를 하자면 Savage Grace는 hidden gem 소리를 듣기에는 꽤 유명한 편이니 이 쯤 되면 레이블의 기획은 좀 많이 머쓱해진다. 그래도 재고가 많지는 않아도 나쁘지 않은 앨범들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팔고 있으니 쓸만한 디스트로라고 해주기는 충분하다. 레이블에다 발매작들은 좀 애매해도 가격은 싸다고 말하는 게 좋은 얘기인지는 잘 모르겠으니 그 얘기는 이쯤하고.

Savage Grace가 해체 전 마지막으로 내놓은 이 EP는 그래도 오리지널은 픽처디스크 뿐인데다 CD로는 Hooked on Metal 재발매가 유일하므로 Savage Grace의 발매작 중 hidden gem이라는 명칭에 가장 걸맞는 사례일 것이다. 사실 Savage Grace가 앞서 내놓은 앨범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아쉬운 퀄리티인 건 분명한데, 그래도 ‘The Healing Hand’의 극적인 구성(스피드메탈에선 이런 건 생각보다 흔치 않다)과 Chris Logue의 걸출한 보컬만으로도 앨범의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이 밴드가 재결성 이후 ‘이럴거면 뭐하러’ 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밴드가 마지막 기운을 짜내서 만든 앨범이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CD 재발매반에는 존재도 몰랐던 1983년 데모까지 보너스로 들어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장쯤 구해보는 것도.

[Flametrader,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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