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블랙메탈스럽지 않은 이름이다. 알고 있는 건 이 밴드가 Golden Dawn과 스플릿 앨범을 냈었다는 것과, Dreamlord가 1집에서는 베이스와 기타로 참여했었다는 점이다. 포지션만 봐도 알겠듯이 Golden Dawn처럼 라이브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스튜디오형 오스트리아 밴드로 보인다. 밴드명이 부정 편향성이라면 아무래도 공부 좀 한 인텔리들이 하는 밴드가 아니겠나 싶지만 의대 근처에도 못 가 봤던 Carcass의 가사가 어땠었는지 생각해 보면 함부로 단정하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인텔리 티 팍팍 내면서 가사 제대로 썼던 블랙메탈의 사례를 꼽는다면 단연 Solefald가 첫손가락이 아닐까 싶다. 각설하고.

밴드가 ATMF를 나와서 새로운 레이블에서 내는 첫 앨범인 이 3집도 기존 앨범들과 스타일은 크게 다르지 않다. Dreamlord와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사실 심포닉과는 별 상관이 없는 스타일인데, 그나마 ‘Among Dark Suns Incubations’ 같은 곡의 챈트에서 심포닉의 흔적을 볼 수 있지만 Golden Dawn과 달리 클래식한 기운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The Wage of Sin is Demise’ 같은 곡을 보면 꽤나 변화무쌍한 비트를 제외하면 노르웨이의 거목들에게 빌려온(달리 말하면 무척 전형적인 류의) 리프들을 발견할 수 있다. 어찌 들으면 Morbid Angel 물을 먹으면서 블랙메탈 리프를 버린 Behemoth가 블랙메탈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전개는 지금처럼 복잡하게 나아갔다면 내놓았을 법한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특별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저 스타일을 깔끔한 녹음으로 무척 완성도 놓게 내놓고 있는지라 블랙메탈 팬이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듣기에는 충분하다. 기대보다도 더욱 웰메이드라서 듣고 조금 놀랐다. 요새 Vendetta Records가 무척 좋아지고 있다.

[Vendetta,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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