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phie Lloyd는 요새 여기 저기서 ‘성별을 떠나 가장 주목할 만한 신예 록/메탈 기타리스트’ 식으로 주목받는 여성 연주자다. 유튜브 구독자만 백만명이 넘고 최고조회수는 5백만도 훌쩍 넘어간다니(반면 이 블로그가 하루에 몇 명 들어오더라)는다니 그냥 인플루언서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렇게 앨범을 정말 내놓고 있으니 이 시대에 젊고 나름의 실력을 갖춘 뮤지션이 시장에 진입하는 또다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저 Autumn Records라는 곳도 인터넷에 의하면 Sophie Lloyd의 앨범 말고는 낸 게 없으니 그냥 자주제작일 것이고,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유튜브 잘하고 음악과 유튜브 중 뭐가 본업이 헷갈릴 정도지만 어쨌든 음악에는 진심인 뮤지션’ 정도로 얘기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음악은 기대보다 더욱 괜찮다. 이 분이 노래실력이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일단 노래는 전부 다 게스트를 초빙하고 본인은 연주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돋보이고(그런 면에서 Yngwie Malmsteen과 Paul Gilbert는 가끔은 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이 뮤지션이 블루스부터 헤비메탈까지 꽤 다양한 음악을 들어 왔음을 보여주는 부분도 다양하다. ‘Do or Die’의 기대 이상으로 메탈릭한 리프에 살짝 놀라고, 테크니컬하지만 또 과하지는 않게 넣어주는 솔로잉도 돋보인다. Trivium의 Matt Heafy가 마이크를 잡은 ‘Fall of Man’에서는 청자의 취향이야 어쨌건 스래쉬풍 묻은 리프와 출중한 보컬도 기대보다 귀에 잘 들어온다. 곡들이 전반적으로 클라이막스가 약해 보일 정도로 단조로운 면이 있다는 게 문제긴 한데, 뭐 젊으니까 다음 앨범을 기대하도록 하는 힘은 충분해 보인다.
다만… 자주제작이라 그런가 피지컬을 꽤나 비싸게 판다. 본인 생각이야 모르지만 이 분 정도면 부족하진 않을텐데 CD를 13파운드에 팔아먹으니 사는 입장에서는 본전 생각이 조금 드는데, 중고시장에서 앨범이 은근히 가격이 빨리 뛰는 편인만큼 큰 맘 먹고 한번 구해봐도 좋을지도.
[Autumn,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