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lldozer는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는 꽤 많은 라이브앨범을 남긴 밴드인데, 그래도 ‘Dance Got Sick!’으로 스스로 관뚜껑에 못질하기 전 내놓은 라이브앨범은 이 앨범이 유일하니 밴드의 한창 시절을 담고 있는 라이브앨범은 이것 뿐이라고 해도 대충 맞을 것이다. Roadrunner에서 쫓겨났다지만 어쨌든 아직은 이탈리아 메탈의 명가 Discomagic에서 앨범을 내고 있었으니 퇴물 취급받는 신세도 아니기도 했다. 하기야 암만 이 장르가 강력한 체력…을 요구한들 30줄도 되지 않은 멤버들을 두고 퇴물이라고 하기는 좀 많이 그렇겠다. 각설하고.
밴드의 1집부터 4집까지의 주요 넘버들을 대충 망라하고 있는(빠진 것도 많다는 뜻이다) 이 라이브앨범은 3집부터는 흑마술 컨셉 좀 빼고 확실히 좀 유쾌해진 밴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포르노 스타 Ilona Staller에 대한 팬심을 과시하는 ‘Ilona the Very Best’ 다음에 나오는 ‘Impotence’, 스포츠토토를 하며 세리에 A를 살펴보던(돈은 물론 못 땄음)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The Derby’로 꾸리는 전반부는 왔다갔다 하는 믹싱 상태와 어우러져 꽤 정신없는 공연장의 분위기를 재현한다. 청중들의 반응도 꽤나 좋기 때문에 분위기만큼은 확실하다.
밴드 초반의 적당히 펑크적이고 흑마술 컨셉으로 나가던 모습이 잘 담겨 있지는 않은지라 Bulldozer를 모르는 이가 듣기에는 애매해 보이지만, Bulldozer를 이미 접해 봤다면 즐길거리는 충분하다. 전체적으로 원곡보다 좀 더 빠르게 연주되고 있는 만큼 스래쉬메탈 라이브의 박진감을 느끼기에도 더 좋을지도.
[Metalmaster,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