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The Smiths의 트리뷰트인 이 앨범이 인디나 브릿팝으로 분류되곤 하는 밴드가 아닌 Spiritual Front의 신작이라는 건 조금은 당황스러울 얘기다. 하지만 The Smiths와 Morrissey야 분명 인디나 포스트펑크 등을 말하매 이름이 나오는 이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이들은 분명 고쓰 밴드다운 구석이 있었다…고 조심스레 우겨보는 이로서 이 앨범을 보고 그래 역시 내가 맞았어! 했던 게 조금은 있었을 것이다. 솔직히 ‘Suffer the Children’ 같은 곡을 만드는 밴드를 그냥 기타 팝이라고 부르는 건 이 밴드의 어떤 부분을 놓치는 얘기일 것이고, 알랭 들롱의 얼굴이 있던 자리에 보란듯이 해골을 갖다박은 저 커버도 괜히 내 얘기에 공감해 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면에서 앨범은 솔직히 실망스럽다. 앨범명이나 커버와는 달리 “The Queen is Dead”의 커버 앨범이 아니라 The Smiths의 커버곡들을 모은 컴필레이션에 가깝다는 것도 그렇고, 내가 그저 짐작한 기획의도는 그냥 헛소리였다고 일깨우는 듯 원곡 특유의 음울함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많이 덜어내져 있다. 앨범 대부분을 원곡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쫓아가는 연주를 보여주는 점을 생각하면 이것도 의외인데, 아무래도 개성을 살리기보다는 Morrissey 모창을 하기로 마음먹은 듯한 Simone Salvatori의 보컬도 문제일 것이고, 밴드가 나름의 개성을 덧붙이려 한 시도가 별로 성공적인 것 같지도 않다는 것도 꽤 심각하다. 특히나 ‘How Soon is Now?’의 뜬금 하와이안 기타는 많이 과했을 것이다.

원곡 자체가 수려한 멜로디를 담고 있는만큼 앨범을 쭉 듣기는 사실 어렵지 않지만 그렇다고 본전 생각은 지워지진 않는 앨범.

[Prophecy, 2023]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