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명도 Asgard이고 보통 북구의 신화를 소재로 삼아 앨범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알아보니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출신이어서 얘네는 뭐지 하는 인상으로 다가오는 네오프로그 밴드. 요새는 Roland Grapow(Helloween에 계시던 그 분 맞음)의 프로듀스로 좀 더 메탈릭한 음악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Fish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Francesco Grosso의 보컬을 생각하면 메탈이라기보단 네오프로그 밴드라고 하는 게 어쨌든 맞을 것이다. 그러니까 좀 맥아리 없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어쨌든 Helreid의 어엿한 메탈 보컬인 Franco Violo를 영입한 지금의 모습과는 상황이 많이 다른 셈이다. 각설하고.
5개의 트랙으로 되어 있지만 앨범에는 ‘Esoteric Poem’이라는 곡 하나만 표시되어 있으므로 그냥 35분짜리 한 곡이 든 앨범으로 여겨도 상관없을 법한데, 오딘과 토르를 위시한 수많은 신들이 피 냄새 나는 광경을 보여주는 에다의 이야기와는 달리 평화롭게 자연을 찬미하는 내용의 음악인만큼 화끈한 무언가를 기대해선 곤란하다. Marillion 스타일이지만 그보다 좀 더 포크적이고 말랑한데다 연주 없이 보컬이 가사를 읊조리는 부분도 꽤 등장하므로 너무 심심하다고 여길 사람도 많아 보인다. 그래도 4번째 곡은 꽤 힘있는 리프와 함께 어째서 이 밴드가 가끔은 프로그레시브 메탈 소리도 듣는지 이유를 알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적어도 80년대 후반 이후 거의 박살난 것처럼 보이는 네오프로그 씬에서는 그래도 Clive Nolan 패밀리를 제외하면 이 정도를 해 주는 밴드도 많지는 않아 보였다. Music is Intelligence도 적어도 이 시절에는 똥반 없이 나름 견실한 퀄리티 컨트롤을 보여주는 레이블이었다. 말하고 보니 똥반도 없지만 명반도 없는 곳이기는 한데 이 정도면 그게 어디냐.
[Music is Intelligence,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