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프로그 얘기 한 김에 간만에 한 장. 사실 이 밴드가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대표하느냐면 완전 아니라고는 못 해도 맞다고 하기에는 한 20%는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당장 해외의 이런저런 사이트들도 Time Machine이나 Labyrinth, DGM, Vision Divine, Eldritch 등을 얘기하면 했지 Empty Tremor를 얘기하는 경우는 별로 못 봤다. 그래도 국내에서는 어쨌든 “Eros and Thanatos”가 소시적 라이센스도 됐었으니 상황이 좀 낫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데, 이 밴드 신보 나왔으니 들어봐라 하는 얘기를 주변에서 한 번도 못 들어본 거 보면 확실히 좀 아니다 싶다.
뭐 이 밴드야 나름의 오리지널리티를 얘기할 앨범은 한 장도 없긴 하고 결국은 Dream Theater식의 뼈대에 Labyrinth나 Conception 같은 스타일을 어떻게 조금 더하느냐가 앨범들 간의 차이일 것인데, 그래도 밴드의 앨범들 중에서는 이 앨범이 비교적 테크닉에 덜 의존하면서 극적인 구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편이다. 밴드의 앨범들 중에서는 가장 어두운 면모를 자주 보여주는(‘Run’이나 ‘Warm Embrace’) 앨범이기도 하다. 덕분에 그래도 희망찬 분위기에 가까워 보였던 이전작들에 비해서는 팬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앨범처럼 보이는데, 청개구리 블랙메탈 팬으로서는 이런 게 더 좋게 들린다.
장르의 팬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서 들으랄 정도까진 아니겠지만 좋은 앨범이다.
[SG Records,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