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ortha는 소시적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Monolit라는 밴드로 ‘활동했다는’ Predrag Glogovac의 프로젝트라고 한다. 물론 저 Monolit는 전혀 들어보지 못했고 밴드를 거쳐갔다는 이름들의 면면을 보아도 생소하기 그지없으나… 사람은 역시 노는 물이 중요했음인지 Predrag은 이후 노르웨이로 건너간 후 어떻게 했는지 무시무시한 마당발이 되어 그동안 Monolit를 위해 만들어 둔 곡들을 새로운 이들과 녹음하기로 했고, 그러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기로 했는지 Aortha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는 게 넷상의 소개다. 하지만 쟁쟁한 이름들이 도열해 있는 보컬리스트 명단과는 달리 기타 파트는 Predrag를 포함해 처음 들어보는 이름으로 가득하니 사실은 밴드 이름만 바뀌었지 그냥 Monolit의 복귀작 마냥 생각하는 게 맞아 보인다. 그래도 Monolit를 들어보지 못했으니 짐작은 여기까지 하고.
덕분인지 이 2023년에 나온 메탈 앨범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밴드는 Judas Priest다. 물론 그보다는 더욱 스래쉬한 편이긴 한데 “Painkiller”를 의식하고 만들었다고 하면 충분히 가능할 일일지도? 하지만 많은 보컬리스트들을 쏟아부은 만큼 앨범은 나름대로 다양한 스타일들을 담고 있는 편이다. ‘Those that Should Not Exist’는 Testament풍 바이브가 깃든 스래쉬이지만 ‘Maximus Metallus’는 Dream Theater 생각이 나는 인트로만 빼면 곡의 전개 자체는 사실 그루브 메탈에 가까워 보인다(마침 Kyle Thomas의 이름도 보이고). 그러면서도 ‘Divine Future’에서는 문득 Voivod의 모습도 엿보이고, ‘When All Around You is Madness’에서는 여성보컬까지 내세우면서(이 분 포함해 보컬만 5명이 나온다) 나름의 극적 구성을 과시한다. 확실히 이 보스니아 아저씨가 노르웨이에서 술만 먹으면서 인맥을 쌓았던 건 확실히 아니겠구나 생각이 든다.
곡 좀 더 짧게 하면서 직선적으로 밀어붙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멋진 앨범이다. 하긴 데려온 분들이 몇 명인데 앨범이 너무 짧으면 분량 챙겨주기도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Ayreon의 가장 놀라운 점은 참여 뮤지션들의 기량이 아니라 Arjen Lucassen의 멤버들 적당한 분량 챙겨주기일지도 모르겠다. 왜 Aortha 얘기가 Ayreon으로 끝나는지 모르겠으나 이만 넘어간다.
[Self-financed,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