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블랙메탈을 올리지 않았으므로 간만에 그동안 쌓아놨던 것들을 꺼내보다 집어든 한 장. Jordablod는 일찍이 데뷔작 “Upon My Cremation Pyre”로 많은 호평을 들었던 밴드…라고 하던데, 나로서는 들어보지 못했으므로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냥 QC는 나름 확실하게 해 주는 Iron Bonehead에서 나온 스웨디시 블랙메탈이니 평타는 치겠거니 하는 기대로 접하게 된다.
그렇게 접한 이 앨범은 나름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는 빠르게 휘몰아칠 줄 아는 블랙메탈이지만 때로는 어쿠스틱 패시지를 섞으면서 컨트리나 사이키델릭의 기운을 흘깃 드러내고, ‘Hin Ondes Mystär’ 같은 곡에서는 포스트록의 기운도 엿볼 수 있다(그런 면에서는 ‘cascadian’ 블랙메탈과도 비교할 수 있겠다). 사실 ‘The Two Wings of Becoming’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밴드의 골간은 노르웨이풍 블랙메탈이라는 점에서 이런 면모는 다른 밴드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조금은 얇게 녹음된 기타가 나름 두터운 사운드의 이 앨범을 괜스레 얄팍하게 들리게 하는 감이 없지 않은데다 만일 여기다 클린 보컬까지 더했다면 앨범은 순식간에 평범해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복잡한 테크닉이 등장하는 건 아니지만 생각 이상으로 정교한 만듦새를 발견할 수 있는 앨범이다.
그런데 앨범명은 “The Cabinet Of Numinous Song”이 아니라 “The Cabinet Of Numinous Songs”가 돼야 하는 거 아닌가? 무슨 생각으로 지은 앨범명인지는 모르겠지만 괜스레 눈에 걸린다.
[Iron Bonehead,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