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블랙메탈 좀 들었다면 꽤 많은 이들이 익숙할 Trelldom의 짝퉁인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일단 노르웨이 출신도 아니거니와 음악도 Trelldom의 그것과는 꽤 다른 스웨디시 블랙메탈 밴드. 보통 atmospheric black 정도로 소개되는 모양이지만 사실 음악이 이 정도 되면 그냥 90년대 스타일의 키보드 적당히 깔아주는 심포닉블랙 정도로 소개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심포닉 딱지 달고 훨씬 화려하게 음악하는 밴드들이 많지만 이 정도를 심포닉이라고 하지 못한다면 90년대 키보드 들어간 노르웨이 블랙메탈 중 심포닉 소리를 들을 만한 앨범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각설하고.
작명 센스야 영 신통찮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요새 부쩍 이것저것 많이 하는 스웨디시 블랙메탈의 워크호스 Swartadauþuz의 프로젝트인데, 아마도 제일 유명한 본진이야 Bekëth Nexëhmü겠지만 최근 들어본 이 근면의 화신이 참여한 앨범들 중에서는 저 본진이 아니더라도 구린 게 한 장도 없었으니 A급을 넘어 S급인지는 좀 애매하지만 본인의 역량만큼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해도 맞을 것이다. 레이블도 Iron Bonehead인 것도 있고.
음악은 앨범명에서도 보이듯이 90년대 노르웨이풍의 블랙메탈이고, 굳이 비교하면 그 시절 Emperor나 “For All Tid”의 Dimmu Borgir에서 약간 포크 바이브를 뺀 정도의 음악인데(굳이 스웨덴 밴드도 비교대상을 찾는다면 Parnassus), 아무래도 Darkspace류의 음악을 참고한 듯한 건반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들어보진 못했지만 역시 2022년에 나온 “Av gudars ätt…” 보다는 이 앨범이 살짝 더 모던한 스타일이라는 평이 많이 보이는 편인데, 이 90년대풍 진한 음악이 모던하다 한다면 아마 저 부분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Dräparen av livets veke’ 처럼 90년대의 휘몰아치는 블랙메탈을 재현하는 지점을 마주하면 모던 운운하는 얘기는 조금은 너무 나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Trelldom보다 더 마음에 든다.
[Iron Bonehead,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