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türgeist는 Morris Kolontyrsky라는 친구가 굴리는 원맨 블랙메탈 프로젝트이다. 이 Morris Kolontyrsky의 활동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Blood Incantation의 기타라는 점인데, 그 외에도 Spectral Voice에서도 묵직한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으니 마당발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정력적인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뮤지션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프로젝트의 유일작인 이 데모를 구하게 된 건 그런 사실들을 다 알아보거나 했던 것은 아니고, 밴드 이름도 있겠다 자연인스러운 모습을 추구하는 게 자연스럽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정도가 (많이)지나쳐 보이는 저 커버 때문이었다. 적당히 초점 날려 찍지 않았더라면 USBM 역사에 길이 남을 불멸의 커버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음악은 기대 이상으로 출중하다. “Transylvanian Hunger”를 연상케 하는 리프가 꽤 귀에 잘 들어오지만 곡을 이끌어나가는 건 꽤 자욱한 분위기의 사이키델리아를 구현하는 트레몰로다. 그러면서도 템포는 거의 느슨해지지 않고 심플하지만 단단한 베이스 위에서 나름대로 극적인 면모를 이끌어내는 모습이 숙련된 송라이터로서 Morris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나 ‘Catatonic Stupor’가 보여주는 ‘eerie’한 분위기는 요새 블랙메탈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들었던 블랙메탈 데모들 중에서는 가장 인상적인 사례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Blood Incantation이나 Spectral Voice의 이름을 보고 그런대로 쓸만한 테크닉 등을 기대했다면 그 정도로 와닿지는 않을지도.
[Electric Assault,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