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ütiilation의 신작. 중간에 스플릿이다 라이브다 컴필레이션이다 나와서인지 오랜만이라는 느낌까지는 사실 없었는데 짚어 보니 “Sorrow Galaxies” 이후 17년만의 신작이라는 걸 깨달았다. 어찌 생각하면 해체했다는 얘기만 안 했을 뿐 생명력이 남아 있을까 자체가 의심스러운 밴드였으므로(일단 Meyhna’ch도 이제 50을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 앨범에 대한 기대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갑자기 Darkspace를 따라하려는지 대곡병 걸린 모습을 보여준 “Sorrow Galaxies”가 있긴 했지만 이 밴드야 한 번도 스타일이 바뀐 적이 없었고 원래 7분 넘어가는 곡 정도는 심심찮게 내놓았던 밴드인만큼 제목부터 블랙메탈 컬트를 외치는 앨범에서 스타일이 바뀌었을 리는 만무하다. 그래도 이 밴드의 리프메이킹이 아직 녹슬지 않았음은 충분히 엿볼 수 있는만큼(특히나 ‘The Fall of Islam’이나 ‘The Mirror of Disillusion’) 이 17년만의 복귀작에 기대가 과하지만 않았다면 만족하기 충분한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
특이한 것은 이 앨범에서 Meyhna’ch가 하는 이야기이다. 보통 이런 류의 흑백 커버를 내세운 Mütiilation풍 블랙메탈의 가사에서 ‘Internet ruined everything, abandoned to stupidity’ 같은 내용을 기대하진 않을 것이다. 하긴 50 바라보는 분이니 요즘 세상 글러먹었다고 혀를 끌끌 차곤 하는 꼰대가 되었다고 해서 이상할 건 없겠다만.
[Osmose,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