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rkthrone과 함께 Nocturno Culto가 보컬을 맡은 블랙메탈 밴드라고 하면 이 밴드에 대한 소개는 아마 충분하지 않을까? 아무래도 인재풀이 넓지는 않은지라 그때 이 밴드에서 봤던 그 분이 지금 보니 요 밴드에도 있네? 하는 일이 잦은 블랙메탈 씬에서 Nocturno Culto만큼 인지도 높으면서도 원래 하던 밴드 말고 다른 밴드의 작업에 이름을 비추지 않는 사례는 드문 편이다. 덕분에 이 밴드를 거쳐가는 멤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Asgeir Mickelson이나 Cyrus, Athera 같은 노르웨이 블랙메탈의 익숙한 이름들을 꽤 자주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밴드의 음악은 전형적인 블랙메탈과는 꽤 차이가 있다. “Aruagint”까지는 누가 뭐래도 어쨌든 블랙메탈이기는 했던 이 밴드는 점차 다양한 스타일을 받아들이고 템포도 느릿해지면서 꽤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냈는데, 이 앨범에 와서는 프로그레시브한 구성이지만 리프는 정작 꽤 미니멀한 류의 헤비메탈에 약간의 블랙메탈을 곁들인 류의 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Death Construction’의 화려한 키보드와 프로그레시브한 구성과 ‘In Total Allegiance’의 공격적인 블랙메탈이 때로는 하드록의 향내가 느껴지는 질감으로 앨범 하나에 같이 들어가 있다. 그러니까 이 밴드를 크로스오버 블랙메탈이라는 식으로 부르는 이도 있는 모양인데, 별로 메탈릭하지 않은 이 앨범에 어울리는 이름은 아닌 것 같다. 그저 노르웨이 블랙메탈풍 아트록이라고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Dødheimsgard 같은 밴드가 너무 실험적이라서 힘들다고 느껴지는 이라면 일청을 권해본다.
[Soulseller,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