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밴드도 그렇고 Loudness 등을 위시한 일본 메탈 밴드들을 비교적 늦게 접한 편이다. 이유가 뭐 있겠냐마는 굳이 따진다면 일본 밴드들에게서 흔히 느껴지곤 하는 뽕끼가 싫었던 것도 있고, 앨범의 퀄리티를 떠나서 일본반은 어쨌든 확실히 비싸게 나왔으므로 지갑 문제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Loudness의 보컬로 먼저 접한 Masaki Yamada의 모습에 실망을 금치 못했던 터라 Masaki의 좋았던 시절이라는 EZO에 대해서도 굳이 접할 필요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 물론 당연히 지갑 문제도 있었다. 이 앨범을 비싸게 주고 사기에는 살 게 너무 많았다.
그렇지만 뒤늦게 접한 앨범은 충분히 훌륭했다. Loudness 시절 욕 좀 많이 먹긴 했으나 사실 노래를 못한다기보다는 Loundness의 변해버린 스타일 탓도 있었다고 한다면, 기량도 기량이지만 Yamada가 자기 목소리에 맞는 밴드를 만났던 것은 이 시절일 것이다. 일본 밴드였지만 L.A 이민자들인가 싶을 정도로 미국 스타일에 근접한 사운드이기도 하다. 하긴 그러니까 Gene Simmons가 주목하기도 하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그 시절 주류였던 헤어메탈보다는 좀 더 헤비한 정통 메탈 밴드에 가까운 밴드였고(하긴 외모를 보더라도 헤어메탈 밴드라기엔 많이 ‘지저분한’ 스타일이었다), ‘Black Moon’이나 ‘Fire Fire’를 80년대 헤비메탈의 근본 취급하는 아재들이 많은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Skid Row가 “United World Rebellion Chapter I”에서 ‘Fire Fire’를 커버곡으로 선택한 건 그런 면에서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Geffen,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