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몬트리올 출신 밴드의 유일작. Akitsa 이후 Tour de Garde의 발매작들을 위시해서 퀘벡 출신 블랙메탈 밴드들이 (내 주변에서)나름 주목을 받던 시절이긴 했지만 이 밴드는 퀘벡 출신이다 뿐이지 그런 밴드들과는 음악이나 멤버나 겹치는 구석이 없다. 하긴 앨범 커버도 그렇고 Candlelight에서 재발매하는 것도 그렇고 그렇게 착각하는 게 더 이상해 보이기는 한다.
정규작으로는 이 앨범 한 장만을 내놓고 이후 소식이 딱히 없지만 음악은 생각보다 수준이 높다. 퀘벡 출신이지만 음악은 At the Gates풍 스웨디시 멜로딕데스에 적당한 심포닉과 블랙메탈의 기운을 더한 스타일이라고 할 법한데, 심포닉이라곤 하지만 어쨌든 곡의 중심은 기타에 있고 사실 전형적인 심포닉보다는 조금 더 뒤틀린 류의 연주를 보여주는 편이다. 하긴 다양한 구성보다는 전반적으로 빠르게 몰아치는 구성을 보여주는만큼 이런 식의 건반이 더 어울려 보인다. ‘Primal Chaos Layers’ 같은 격렬한 구성의 곡들이 보여주는 에너지도 충분히 화끈하다. 말하자면 블랙메탈의 면모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음악이지만 내가 듣기에는 사실 멜로딕데스 팬들에게 어필할 만한 부분이 더 많아 보인다.
그러니까 한 장 내고 망할 만한 밴드는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후로는 소식이 없다. 하긴 당장 이 글조차도 Akitsa 얘기부터 나오는데 2006년에 퀘벡에서 이런 음악을 해서는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북미라고 꼭 살기 좋은 건 아니었나 보다.
[Deepsend,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