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말 7초 헤비 사이키델릭 록의 알아주는 걸작 중 하나이지만 나로서는 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접한 것도 이 앨범을 사려던 것이 아니라 Moonblood의 “Fraction”이라는 앨범이 있는 줄 알고 구한 건데 1도 상관없는 앨범이 도착해서 되게 황당하게 앨범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무식했지만 어쨌든 결과는 괜찮게 나온 보기 드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각설하고.
바야흐로 히피 무브먼트가 기세가 꺾였고 다양한 장르들이 뒤섞이기 시작한 시기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독특한 음악…이라고 생각하는데, 헤비 사이키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드록이라고 하긴 어려울 스타일이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밴드는 물론 The Doors이지만 Jim Beach의 보컬은 Jim Morrison보다는 좀 더 어둡고 와일드한 편이고, Don Swanson의 퍼즈 잔뜩 먹인 기타는 사이키 좀 들었다면 익숙할 그 스타일을 그 시절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듯 묵직하게 나아간다. 이걸 두고 후대의 둠 메탈이나 고쓰 록을 예기했다고 주장하는 혹자도 있기는 한데… 그건 좀 많이 과한 얘기지만 ‘Come Out of Her’ 같은 곡을 보자면 이 밴드가 그 시절 많은 The Doors 짝퉁 밴드와는 확실히 격이 좀 달랐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저 어두운 맛 때문에 비슷한 밴드로 Black Sabbath를 언급하는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에너제틱한 면모를 많이 가진 건 맞지만 메탈의 기운은 전혀 찾아볼 수 없으니 그런 쪽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별로 맞지 않을지도.
[Angelus, 1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