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헤어메탈/글램메탈 계열로 분류되는 편인 밴드지만 앨범명에서부터 엿보이듯 이 밴드는 일반적인 유형들보다는 훨씬 ‘funk’적인 음악을 연주했다. 그렇다고 Bang Tango나 ‘Get the Funk Out’을 연주하는 Extreme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그것과도 꽤 차이가 있다. 하긴 커버만 봐서는 헤어메탈 하기에는 훨씬 꾀죄죄해 보이는 모양새부터가 이 밴드가 선셋 스트립의 다른 많은 밴드들과는 애초에 궤가 좀 다른 이들이었음을 보여준다. 장르의 전형적인 유형보다는 Pat Traverse나 Mahogany Rush, 더 나아가면 Aerosmith를 좀 더 그루브하게 만든 모습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니까 이 밴드가 미국이 아니라 스웨덴 밴드라는 점은 꽤나 황당하게 느껴진다. 뭐 Bob Rock이 손 댔으니까 미국적인 음악을 할 준비는 돼 있었다고 치고 넘어간다.

이 앨범이 동시대의 헤어메탈 앨범들 가운데 첫손가락에 꼽힐 수 있을 정도의 탁월한 그루브를 보여주고 있음은 분명해 보이고, 밴드의 개성이라면 그런 와중에도 사이키델릭한 면모까지 드러낼 줄 알았다는 점인데(‘Psychedelic Eyes’) 근본은 결국 Aerosmith풍 로큰롤임에도 Aerosmith에서 한 번도 사이키델릭함을 느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이게 되게 신기하게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If I Had a Car’처럼 왜 이 밴드가 헤어메탈 소리를 듣는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곡도 있는만큼 꽤 다양한 매력을 고루 보여주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1989년에 데뷔해서 폭망했다고는 못해도 대박의 꿈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 밴드가 지금껏 살아남아 활동할 수 있게 해 준 저력이 사실은 데뷔 때부터 갖춰져 있었음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데뷔작…이라 할 수 있겠다. 좋다는 뜻이다.

[ATCO,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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