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도르트문트 출신 테크니컬 데스 밴드는 나로서는 처음 보는 이름이지만 찾아보니 2010년부터 활동했고 앨범도 이게 4집이라니 베테랑이래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밴드가 어디 한둘이던가… 어쨌든 나는 처음 들어본다. 그저 그래도 QC는 확실하게 챙겨주는 레이블의 안목을 믿을 뿐이다.
결과는 꽤 마음에 든다. 테크니컬이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 되면 이제 브루털 데스와 테크니컬 데스 사이의 모호한 경계선상의 음악이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사실 메인 리프 자체가 장르의 통상에 비해서 꼬여 있다고 하기는 어렵고, 테크니컬하게 몰아붙이기 전에는 비교적 묵직한 전개를 보여주는 편인데(특히 ‘Ritual of Conflagration’) 그런 와중에 앨범을 끝맺을 때까지 긴장감이 느슨해지는 부분은 없다는 게 가장 미덕이 아닐까 싶다. 잠깐 ‘Moon Supremacy’의 신스웨이브 간주가 청자를 당혹스럽게 하기도 하지만 그 다음에 나오는 ‘From Shadows Arisen’이 앨범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격렬하기 때문에 이거 돋보이라고 일부러 그랬을까 싶기도 하다.
이 레이블 발매작이 보통 그런 편인데, 특별할 건 없지만 장르의 미덕은 확실히 알고 실천해 주는 부류라고 할 수 있는 데스메탈 앨범. Aborted를 좋아하지만 그 특유의 웃음기는 좀 그렇다고 생각했다면 더욱 적당할 법하다.
[Transcending Obscurity,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