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gressive Music Management는 내가 들어본 레이블 이름들 중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가장 성의없어 보이는 사례에 속한다. 프로그레시브 록을 전문적으로 내놓으려는 의도야 알겠는데 그렇다고 꼭 레이블 이름까지 저렇게 써놨어야 했나 싶다. 각설하고.

그리 오래가진 못한 이 레이블 카탈로그의 절반 정도를 Razor Wire Shrine과 함께 나눠먹고 있는 이 오하이오 출신 프로그레시브 트리오의 데뷔작… 에 대해 인터넷상 가장 많이 보이는 얘기는 Rush 생각이 많이 나지만 양질의 음악이라는 정도인데, Rush의 그림자가 물론 있지만 그보다는 Dream Theater 1집이나 Enchant의 느낌이 더 강해 보인다. 말하자면 프로그레시브 메탈이긴 한데 사실 메탈이라긴 좀 약해 보이고, 일반적인 Dream Theater류보다는 좀 테크닉에 덜 의존하는 스타일인데, 그렇지만 복잡한 구성 덕에 들으면서 지루할 겨를은 없어 보인다. 절창이라고는 못해도 곡의 분위기에는 잘 들어맞는 Melissa Blair의 보컬과 비교적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 덕에 메탈을 즐기지 않는 이라도 이 정도는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짐작도 든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5곡으로 거의 50분을 채워주는 앨범에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 20분에서 10초 빠지는 대곡인 ‘Enter Quietly’의 다양한 구성을 보면 좀 더 주목받았어야 할 밴드라는 생각도 든다. 꽤 즐겁게 들었다.

[Progressive Music Management, 1995]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