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의 밴드들 꺼내듣는 김에 같이 듣는 거긴 하지만 금년에 나온 메탈 앨범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노장의 앨범이라면 이 앨범을 고르는 데 (적어도 현재까지는)별 이견 없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 보면 목소리가 신기할 정도로 아직 멀쩡해서 그렇지 나중에 들어온 Richie Faulkner와 Scott Travis를 제외하면 우리 부모님보다도 연배가 위인 이 밴드가 이제 힘들어서 못해먹겠다고 은퇴소식을 들려주지 않는 것만도 대단할 일이다.

여튼 “Invincible Shield”. 과거에 날렸지만 이제는 예전만은 못한 노장 밴드의 신보에 대해 여전히 예전처럼 대단하다는 식의 글을 보고 앨범을 구해 들어보니 사기당했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던 사례는 꽤 많은 편이었는데(특히 “Diabolus in Musica” 이후의 Slayer의 앨범에서 좀 심각했다) 적어도 “Firepower” 부터의 Judas Priest는 그런 사례와는 거리가 멀었고, “Invincible Sheild”는 거기서 더 나아갔다. 카랑카랑한 보컬의 ‘Panic Attack’도 그렇지만 빠르게 밀고 나가는 ‘The Serpent and the King’에서 ‘Freewheel Burning’의 모습을, 반대로 묵직한 전개를 보여주는 ‘Devil in Disguise’에서 ‘Metal Gods’의 모습을 봤다 하더라도 그리 과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메탈코어식 그루브 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도 중요하다. 솔직히 장르의 장인급 밴드에게 두고 늘 변화 없이 똑같은 것만 한다고 힐난하는 것은 어느 정도는 나는 이 장르 자체에 별 관심이 없다고 인정하는 거나 다름없다 생각한다. Judas Priest가 Meshuggah를 따라하는 모습은 암만 잘한다고 해도 별로 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굳이 불만을 꼽는다면 디럭스 버전에 들어 있는 보너스트랙 3곡이 왜 앨범에 안 넣었나 싶을 정도로 퀄리티가 좋기 때문에 스탠다드 버전을 사면 괜히 본전 생각이 난다는 것이다. 좋아도 문제라는 거냐…

[Sony,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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